주모 키우기 개발일지 - #3. 프로토타입의 제작, 그런데...
난항

게임의 컨셉도 정했고, 다양한 레퍼런스를 분석하여 시스템의 방향성도 또한 확정 지었다. 러프하지만 대략적인 UI 레이아웃까지 정리를 했으니 이제 프로토타입을 만들며 재미를 검증할 차례였는데...

애초에 코딩이란 걸 시작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었고, 게임을 하나 출시해봤다고는 하나 어디까지나 좌우 조작 정도만 있는 간단한 게임이었다.
만들고 싶은 게임의 이미지는 머릿속에 구체화되었는데,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 지가 감이 잡히질 않았다. 각 자원들은 어떻게 데이터화할 것이며, 레벨을 올릴 때마다 증가하는 수치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등...
물론 이런 데이터 핸들링을 경험하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긴 했지만, 아무래도 한 번에 너무 허들을 높인 느낌이었다.
...그래도 뭐 별 수 있나. 진행하기로 결심했으니 꾸역꾸역 만들어볼 수밖에.
그때부터 유튜브나 블로그에서 각종 강의를 뒤져보며, 프로토타입의 제작을 위한 정보를 꾸준히 모아나갔다. 이해가 안 될 때가 대부분이었지만, 언제나 그렇듯 앉아서 모니터를 뚫고 있다(?)보면 조금이지만 이해가 되는 부분들이 있었다.
조금씩 이해가 된 파편들을 모으고 쌓아 올려 나가면서 프로젝트의 기간은 처음 예상보다 훨씬 더 길어지게 되었다.

결국, '간단한' 프로토타이핑을 만들겠다고 덤벼든 작업은, 플레이가 가능한 빌드가 나올 때까지 총 2개월 반의 시간이 소모되었다. 첫 번째 프로젝트가 시작부터 개발 완료까지 2달의 시간이 걸렸던 것을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지연이었다.
늦어진 일정에 초조함을 느끼면서도, 어찌어찌 여기까지 만들어냈다는 생각에 한 편으론 뿌듯함도 느꼈다.
이제 플레이 버전도 만들어졌으니 기획했던 방향이 맞는지 확인을 할 차례였다.
프로토타입 완료, 그런데...

게임이 재미가 없었다.
분명 레퍼런스 게임에서는 자원을 매니징 하는 것에 대한 재미가 느껴졌는데, 이를 활용해서 제작한 프로토타입에선 재미 보단 번거로움이 더 크게 다가왔다.
당황해서 레퍼런스였던 키튼 게임을 다시 한번 확인해보니, 그제서야 새롭게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내가 재밌었다고 생각했었던 자원의 매니지먼트는 게임의 핵심 재미 요소가 아니었다. 그보단 게임을 진행하면서 자원의 종류가 늘어남과 함께 새로운 시스템이 순차적으로 등장하는 것이 유저의 경험을 확장시키며 성취감을 느끼게 했던 것이다.

그제서야 이 게임이 왜 이렇게 자원이 많은지, 왜 텍스트 위주의 형태를 띠고 있는지가 이해되었다. 게임 내 그래픽의 비중이 더 높았다면, 이렇게 하염없이 늘어만 가는 자원들을 화면에서 다 표현하기 어려웠겠지.
말인즉, 지금 진행하는 프로젝트에선 이런 방식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말이 된다.
혹 계속 따라가더라도, 늘어나는 자원의 종류를 감당하지 못해 확장성이 떨어지는 형태가 되고 말리라.
대체 이게 왜 처음 게임을 분석할 당시엔 보이지 않았던 건지 스스로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2개월 반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한 결과는 잘못된 판단의 확인이었고, 덕분에 의욕은 하염없이 바닥을 기고 있었다.
단순히 판단 미스로 치고 프로젝트를 드랍하기엔 너무 많은 시간을 쏟았기에, 어떻게든 이를 개선할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