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모 키우기 개발일지 - #4. 재검토, 다시 프로토타이핑
핵심 경험의 재검토
짧은 현타와 방황의 시간(?)이 지나고, 다시금 책상 앞에 자리를 잡았다.
게임의 메인이라고 생각했던 매니지먼트는 핵심 시스템이 아니었고, 이미 개발 시간도 많이 소요된 상태. 실로 기운 빠지는 일이었지만, 마음을 추스리고 게임의 핵심 경험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 보기로 했다.


마음을 비우고 기존 레퍼런스들을 검토해보자, 다시금 눈에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키튼 게임의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매력적이었던 것은, 새로운 자원의 확장과 그에
따라 오픈되는 건물들이 유저의 성장을 효과적으로 체감 시키기 때문인 듯 했다.
어드벤처 캐피탈리스트나 다른 방치형들 또한 끊임없이 획득하는 재화와 그에 따른 성장이 게임의 메인 경험에 위치하는 듯 보였다.
결국 게임의 메인 경험으로 삼아야 하는 것은 '성장감'이며, 나머지 시스템들은 이를 보조해 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나자, 해야 할 것들이 보다 명확해졌다.
우선 매니지먼트 시스템은 모두 걷어내기로 했다.
메인 경험으로 결정한 성장감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재화의 확장 한계가 명확한 상태에서 특정 재화간의 교환이 일어나는 매니지먼트 시스템은, 득보다는 실이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재화 간 교환보다 재화 획득 자체가 보다 더 큰 성장감을 준다고 판단했다)
대신 게임의 메인 경험인 성장감에 집중시켜, 기존 레퍼런스들 중 성장감이 크게 느껴졌던 것들을 믹스해서 차용해보기로 했다.
대표적으로 쿠키 클리커의 프레임 단위의 재화 갱신과 생산 시설 시각화,
어드벤처 캐피탈리스트의 레벨 보너스 시각화,
탭 타이탄의 스테이지 진행 등이 그것이었다.
또한 이미 시행착오를 한 번 겪었다고는 하나 이번 결정 역시 장대한 삽질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으므로, 기존 프로토타입을 수정해 다시 한번 프로토타이핑을 해보기로 했다.
또 하나의 프로토타입, 그리고 공개
그리고 한 달 뒤, 마침내 개선된 버전의 프로토타입이 완성되었다.
미흡한 부분이야 셀 수 없지만, 그래도 짧게나마 게임 진행이 가능한 형태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우려와는 달리 두 번째 프로토타입은 의도했던 재미 요소가 동작하는 듯 했고, 이를 기반으로 추가적인 작업을 진행하기엔 충분해 보였다.
하지만 스스로 평가를 하는데도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기에, 이번에도 게임 개발 커뮤니티의 도움을 받아보기로 했다.

마켓을 통한 설치가 아니었기에 설치 절차가 굉장히 번거로웠지만, 고맙게도 몇 몇 친구들이 플레이 후 의견을 남겨줬다.



전체적으로 미흡한 부분에 대한 지적이 대부분이었으나, 최소한 첫 번째 프로토타입 때 처럼 방향 자체가 어긋난 것은 아닐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프로젝트에 보다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이렇게 오랜 기간 - 여러 차례의 삽질이 있었고 덕분에 마음 고생도 제법 했었었지만, 덕분에 기획의 문제점을 초기 단계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는 것은 무척이나 다행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만일 그래픽을 포함해 개발 진행이 상당 부분 진행되었을 때 이를 발견하게 되었다면, 아마 이 프로젝트는 중간에 드랍되고 말았으리라. (멘탈이 터져서)
역시 프로토타이핑은 언제나 옳다는 생각을 떠올리며, 이후의 보다 본격적인 작업을 위한 마일스톤을 정리해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