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에서 소규모 개발의 경우 컨텐츠의 퀄리티나 분량으론 승부를 볼 수 없기에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게임은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중이고, 이를 받아줄 수 있는 유저의 시간은 명확히 한정되어 있다.
유저들이 합리적인 소비를 한다면 들이는 시간 대비 경험의 최대 효용을 추구할 것이고, 이는 평범한 게임 - 심지어 다른 게임들보다 퀄리티나 분량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소규모 게임 - 은 소외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소규모 중에서도 가장 바닥에 위치하는 1인 개발이야 말할 것도 없겠지.
그렇다면 나한테 남은 선택지는 둘 중 하나라고 생각되었다.
1. 작지만 코어한 시장 (회사는 매출 규모가 작아서 신경쓰지 않는... 어드벤처?)
2. 무언가 새로운 경험 (시스템이든, 컨셉이든, 그래픽이든)
일단 1번은 코어한 팬들을 노려야 하는 만큼 제작 난이도도 높다고 생각되었기에, 지금의 실력을 감안하여 2번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또한 완성하기에도 급급한 주제에 새로운 게임 시스템에 도전하는 것은 욕심이라 생각되었기에, 시스템에 대한 고민은 잠시 제쳐두고 게임 전체를 아우르는 컨셉을 독특하게 만드는 것에 대해 먼저 고민해보기로 했다.
게임의 메인 컨셉
언젠가 책을 읽다가 이런 문구를 본 적이 있다.
"황당한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내놓다보면 좋은 아이디어도
몇 개쯤은 반짝 나타나기 마련이다"
출처 입력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정신 나간 일의 목록을 만들어라.
사람들은 당신의 진지하고 뛰어난 생각보다
당신의 그 미친 생각을 더 좋아할 가능성이 크다"
출처 입력
당시에도 꽤 인상 깊었지만 독특한 컨셉을 찾던 지금의 나에겐 딱 맞는 말이었고, 이에 컴퓨터 앞에 앉아 떠오르는 대로 컨셉을 써보기 시작했다.

딴에는 최대한 특이하고 미친 척을 해보고 싶었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아 이것도 하던 사람이나 하는거구나...
그래도 리스트를 써내려가다가 맘에 든 컨셉이 하나 있었는데, '본격 주막 운영게임'이 바로 그것이었다. 저 아이디어를 떠올렸을 때 스스로 "하 이걸 누가 만들어 ㅋㅋㅋ"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검증은 되지 않았지만, 구글에서 검색해 본 결과 같은 컨셉으로 나온 게임이 없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고, 그 점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물론 회사에서 나온 아이디어라면 나부터가 드랍시켰겠지만,(일단 로컬라이징부터 안 될 것 같지 않은가?) 어차피 내가 결정하고 내가 지는 짐이기에 주막 컨셉을 바탕으로 더 발전시켜 보기로 했다.
여담으로, 프로젝트 코드가 Project JM이 된 것도 이 때 정한 컨셉이 주모(Jumo)였기 때문이다. ㅎ
게임의 시스템
게임의 컨셉을 정하고 난 뒤엔 시스템에 대해 정할 차례였다.
전작이 조작 위주의 캐주얼한 아케이드였기에, 게임 개발에 대한 경험을 쌓는 차원에서도 이번엔 데이터 핸들링이 필요한 종류의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주막 운영이라는 게임의 컨셉과 플레이 타임 확보까지 감안할 때 최선의 선택이 무엇일까에 대해서 생각이 많아졌다.
한동안 머리를 싸매고 있었으나 쉽게 결론이 나지 않았기에, 시각 자료가 있으면 좀 낫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떠오른 아이디어들로 간단한 러프 이미지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첫 번째는 머지형이었다.
주막에 손님이 모여들면, 유저가 상차림을 하여 손님을 응대하는 형식의 게임으로, 보다 높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 음식끼리 합치는 시스템이 메인이 되는 형태였다.

손님이 주막으로 몰려들고, 적절한 타워(음식 상차림, 종업원)를 배치하여 이를 막아내는 형태로 구성하면 나쁘지 않을 듯 했다.

주막에 몰려드는 손님들을 막아내며 다양한 자원을 매니지먼트 하는 형태로 구성해봤다.
확실히 시각 자료가 있으니 완성을 상상하기가 더 편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방치형 쪽으로 진행하기로 결정을 내리게 된다.
소재의 특징을 생각할 때 남성 유저의 비중이 조금 더 높을 것으로 예상했고, 개인적인 생각으론 머지형은 이 부분에서 다소 불리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타워 디펜스는 개인적으론 가장 마음에 들었지만(보면 러프 주제에 혼자 디테일이 높다 ㅋ), 솔직히 머리 속에 떠오른 것을 제대로 구현을 해 낼 자신이 없었다.
방치형은 다소 흔한 형태였지만 그만큼 레퍼런스도 많아 제작이 쉽고, 게임의 소재나 하단부의 일꾼들이 돌아다니는 모습 등에서 어느정도 차별화를 확보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게임의 소재와 시스템의 방향은 정해졌기에, 이제부턴 내가 생각한 방향이 진짜 재미가 있을지 확인하기 위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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